8월 20일.. 원주 오는 콜밴에서 만난 그녀.. | Diary

이제... 돌아갈 곳이 없어졌다.
어제 휴학신청 했어.
보무도 당당히 2년.
사실 처음 휴학할 때는 유학 살 생각이어서 유학 간다고 해 놨었거든.
그래서 학교에는 유학간다고 했어.
2년간 자격증 준비한다고 하면 뭐라고 하겠냐고..

일단 10월에 공인중개사 따고, 11월에 AFPK 마무리 하고,
감정평가사 달리는 거다.

제길.

어제 막차를 놓쳤어.
공연은 10시 8분에 끝났는데,
박수 미친듯이 치니까 커튼콜 하더라고.
평소 같았으면 좋아라 했겠지만...
결국 12분에 슬쩍 일어났어.
공연 다 끝나기 전에 나온 건 또 처음이야.
이런 경우 없는 경우가 ㅡㅡㅋ

미친듯이 달렸어.
새하얀 남방에 피를 덕지덕지 묻히고.. 달렸지.
하지만.. 한 5분 쯤 늦었나봐.

버스는 떠났다.

어떤 아저씨가 원주~ 원주 오세요.. 하길래 쫄래쫄래 따라갔어.

"삼만원만 내."
어이~ 아쟈씨` 쇼부!
나 택시비 없으니까 집까지 데려다주면 이만 오천원,
아님 이만원 오케이~?
"오케~"
난 거상의 기질이 있는걸까?
흥정할만하다 싶으면 괜히 한번 깎아보고 싶어진단 말이지. ㅋ
기사 아저씨가 착하더구만.

택시인줄 알았는데 콜밴이더라고.
제일 뒷자리에 탔는데,
이런.. 완전 귀여운 여인네가 앉아있는거야.
몇 마디 하지는 않았고,
그녀는 미친듯이 잠을 잤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 어깨에 기대서 새근새근 자다가 깨다가..
가끔 자는척도 하다가..

으음.. 이렇게 만나서 사귀는 것도 멋진 일일 텐데..
난 연애를 하면 이렇게 할 거야.
뭔가.. 인연이 엮일 때.
전화번호를 물어볼까?
늦었지만 차라도 한잔 하자고 할까?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내가 이래서 연애를 못 해본 거지 뭘..

정운진 니가 지금 연애할 때냐.. 하는 생각에 짓눌렸다.
제길..
제길...
다시 만나게 되면 그 때는 연락처를 물어보게될까?

이왕 이렇게 됐으니 이제 미친듯이 공부하는 거다.

세렌디피티.

우연히 찾아온 행운이라고 했지?
어제가 내게는 그런 날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
그건 가지 않은 길.
나는 5달러짜리 지폐를 눈에 담아 둔 거야.
언젠가 내게 돌아올 날이 있을까?

어제 본 이블데드는 괜찮았어.
처음부터 재밌게 시작하긴 했지만 사~알짝 불안했는데,
끝까지 재밌더라고.
이필승 씨는 전에 The Life에서 완전 이상했는데,
(아직도 배역 이름이 기억나는군. 플릿우드. The Life 최악의 배역.)
그럭저럭 하던걸?
그 때의 기억때문인지 내가 이필승 씨에 대한 편견이 좀 생긴 것 같아.
우리 말이 한 음에 박자만 넣어서 말하기엔 어색한 걸까?
정말 잘 한다 싶은 배우들 중에서도 그런걸 잘 하는 경우가 기억나지 않아.
하긴.. 잘 했으면 신경쓰지 않고 넘어갔으니 그럴 테지.
암튼 B급 코믹호러뮤지컬 이블데드는 볼만했어.
MBC에서 와서 촬영하길래 혹시라도 찍힐까봐 얼른 피했지.
공연중에는 카메라맨도 우비 쓰고 촬영하드만 ㅋㅋ
단지.. 내 앞 세 줄이 스플래터존이었고,
나는 일반석이었는데... 왜.. 왜..내게 피를 뿌린게냐!!
정말 만에 하나를 대비해서 가져간 긴옷이 없었으면 지하철에서 대략 난감일뻔 했잖아.

콜밴에 앉자마자 긴팔을 벗었는데,
옆에 앉은 중고딩쯤 되는 여학생의 말을 잊지 못할 거야.

"저기.. 여기 피나요."

ㅋㅋ
학생 놀래켜서 미안~
이 오라버니가 17대 1로 싸우다 그만...
(내가 그 열입곱중 하나였냐고...?)

암튼, 원주 와서 고모 댁에 와서 잤어.
에휴.. 그리고 가방에 꾸깃꾸깃 쑤셔넣었던 긴팔을 꺼내 입고 도서관으로 왔지.

어제 분명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한 거야.
오늘 하루종일 꼬일듯한 느낌이야.
아침부터 보라구!
그동안 뒷구멍으로 잘 사용하던 무선인터넷이 끊겨버렸잖아.
간만에 안 쓰던 근육을 써가며 달렸더니몸도 나른하고..
사실 밤에 자려고 누워서

이런 바보 멍청이!

하는 생각을 수없이 했지.
좀 늦게 잤나봐.
문자질 하느라 늦은 것도 있고.

아무튼 공부.. 공부..
공부만이 살길이다 운진군?
잡생각은 버려.

아;; 어제 이블 공연에서 뇌리에 박힌 말.
"짧은 놈"
"조낸 퐝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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