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가슴속에 악마 한마리쯤 키우고 있는 거에요. | Diary
나는 감수성이 풍부할까?
나는 예민할까?
나는 민감할까?
나는 섬세할까?
나는 보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듣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만지는 것을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나는 듣는 것이 제일 좋아.
목소리.
나는 여성의 고음에 미쳐버리지.
내가 좋아하던 가수는 양파, 박정현, 그리고..
군대 가서 가끔 듣던 이선희. 뭐, 이선희씨는 시원시원한 목소리가 좋아서.
아 맞다; 페이지도 있구나. 이가희였나? 이가은이군.
예전에 누구 목소리가 이렇게 좋은가 해서 찾아봤었거든.
언제 들어도 아! 페이지. 하면서 생각나는 목소리야.
좀 전에 서핑하다가 마야의 나를외치다 라이브를 들었거든.
으옴.. 잘 하네?
작년에 마야가 라이브하는거 직접 들었는데
컨디션이 나빴는지 한두키 정도 낮춰부르는 느낌이 들었어.
그래서 이 아줌마 별론데? 그랬었지.
예전에 컴퓨터 조립할 때 샀던
우퍼 스피커 세론 A9. (Ceron A9).
그 동안 구석에 치워두었더니 서브스피커는 목이 부러지고 암튼 상태 안 좋아.
나중에 A/S 보내면 고쳐주려나..
아무튼 어제 들어보니 좋더라.
왜 사람들이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아무리 비싼걸 사도 스피커를 따라올 수 없다고 하는지 대충 알겠어.
비싼 리시버를 써보진 않았지만 말야.
당장 집에 있는 오디오에서 이수영 CD를 들으면 기분 무지무지 업~ 된다구!
오늘도 비가 내렸어.
어제는 우산을 똑바로 들고 있기 힘들정도로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오늘은 조용히 비만 내리더군.
보슬보슬.
어렸을 땐,
내 몸은 밑도 끝도 없이 파업을 하곤 했어.
어어~? 하고 손쓸 틈도 없이
"나 안 해."
하고 고장을 일으켰지.
하도 코피를 자주 흘려서 나중엔
아; 코피가 나려고 하는군.
하면서 조용히 일어나서 교실 밖으로 나갈 때도 많았다니까.
언제부터인가 이 놈이 나랑 협상을 하자네?
하긴.. 지두 힘들었겠지.
하기 싫음 하지 마.
하면서 전혀 신경 쓰지 않았으니까 말야.
이젠 고장 나기 전에 먼저 신호가 오곤 해.
"야! 나 쫌 피곤해."
그래,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몸도 함부로 굴리지 않아주마.
나는 좀 둔한가봐.
하루종일 내 기분은 거~의 비슷해.
안정된 상태.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고 말야.
하지만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은근히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는지도 몰라.
요즘들어 자꾸 글을 끄적이는걸 보면 말야...
예전엔 편지를 썼어.
무지무지무지 자주 무지무지무지 길게.
난 조용히 잘 지낼 때는 별 생각도 없고.. 그냥 할 일만 하거든.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끄적이는걸 보면,
내가 지금 살짝 불안정한 상태인가봐.
안경에 살짝 기스 났어.
쳇, 순하게 생긴 안경점 누나가 한 십분쯤 노력하는게 가상해서 산건데,
기스 나니까 왠지 속은 느낌 들잖아.
안경테 살 때 내가 그랬어.
날카로워 보이는 안경테 보여주세요.
난 대책없이 순하게 생긴 것 같단 생각을 가끔 하곤 해.
그래서 안경테로 살짝 가려볼까 했는데...
우리 누나의 강력한 반대로 그냥 무난한 거 골라왔어.
그치만 누나.. 이거 나랑은 잘 맞지 않는 것 같아.
누구나 가슴속에 악마 한두마리 정도는 키우고 있어.
웬 헛소리냐고?
만약에 말야.. 나중에 내가 타락한다면
난 정말 惡에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
망설임이나 죄책감 없이 타락할 것 같아.
죽는 건
언제든 죽을 수 있지만, 한번 죽으면 다시 살 수 있을지 확신한 수 없기에 사는 거야.
- 중학생이던 운진군 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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