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여성 전용칸 (배려칸?) | Diary

슬픈 일을 겪은 사람에게 우리는 말한다.

그냥 울어. 실컷 울어.


사람의 감정은 무한하지 않다.

슬픔도, 분노도, 관심도 분출하고 나면 줄어든다.


정부의 분열, 갈등 정책은 이런 이유에서 나왔다.


사람들은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한다.

하지만 지배층을 비난하기 전에,

사람들은 지역갈등, 남녀갈등, 계층갈등 등 온갖 갈등에 자신의 분노를 소모해버리고 만다.


연예인의 마약, 폭행, 섹스 스캔들은 지배층의 입장에서 아주 유용한 방패가 된다.



스크린, 스포츠, 섹스로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는 3S 정책이나,

지역 갈등 조장 정책은 국민들의 시선을 정치에서 멀어지게 만들었고,

분노의 대상을 정치권에서 타 지역으로 옮겨가게 만들었다.


지역 갈등의 효과가 조금 줄어들었던 탓일까.

정부는 남녀갈등을 본격적으로 조장하고 있다.



우습지도 않은, 뻔히 보이는 갈등 조장 정책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 것일까.

답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군 가산점 문제에서도, 이번에 불거진 여성 전용칸 문제에서도,

평범한 여성들은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아도 크든 작든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

분명 남녀갈등을 조장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의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은 일단 미뤄두더라도,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자신들을 대신해서 대신 욕 먹고 싸워줄 사람들도 충분히 있다.

굳이 자신들이 나서서 자신의 이익을 줄이라고 말할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말이다.



남녀 승객들의 이용비율을 측정해서 지하철을 남성용 여성용으로 나누는 것도 아닌

이런 어처구니 없는 여성 전용칸을 바라보면서

여성들은 이런 '배려'들의 목적이 갈등 조장인 것은 알고 있는 것일까?

아니, 남자들이라고 해도 알고 있을까?


여론몰이 알바들의 '정치 이야기는 지겹다'는 말에 휩쓸리면서도

이렇게 정치적인 사안에 이리저리 쓸려다니며 세월호니 옥시니 하는 키워드를 

자연스레 관심에서 놓게 되는 국민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그렇게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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