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 Diary

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 Alexis de Tocqueville
나는 이런 식의 말들을 싫어한다.

Alexis de Tocqueville이 무슨 의도로 저 말을 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저 말이 쓰이는 것을 보면,

주로 부정부패한 정부가 존재하는 것은 국민성이 낮기 때문이고,

결국 국민들, 즉 너희들의 수준이 낮은 탓이고

부정부패한 정부를 욕하는 것은 너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다라는 식으로 사용된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사람은 수준이 낮아서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것인가.

수준 낮은 정부에서 태어난 사람은 수준이 낮아서 그렇게 태어난 것인가.


인간은 교육에 의해 만들어지는 존재이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이가 미국에서, 영국에서, 프랑스에서, 인도에서, 아프리카에서 자란다면,

그 아이는 이십년 삼십년 후에 어떤 '수준'의 사람이 될까?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는 말이 어느정도 맞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게 부정부패한 정부에 대한 비난을 줄이는데 사용되는건 전적으로 옳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부정부패한 정부가 정화될 수 있을까?

정부, 즉 기득권층은 전혀 그럴 이유가 없다.

그나마 가능성이라면 언젠가 비주류 기득권층이 주류로 올라갈 때, 

그들을 대신해 한 트럭의 피를 흘리고 땅 바닥에 조금 떨어질 부스러기를 주워 먹는 정도일까.


밑에서부터의 혁명은 어떤가?

어려서부터 세뇌당하는 어린이들.

그나마 덜 노예스러운 일자리를 얻기위해서 옆 사람을 이겨야 하는 청년들,

언제 경제력을 잃을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중장년들,

그리고 이미 쇠락한 노년들.


학습된 무기력이 만연할 수 밖에 없는 이 사회에서

부러지고 꺾이고 세뇌당한 국민들의 모습은 

마냥 안쓰러울 뿐이다.


천 년 전, 오백 년 전, 수백 년 전보다 훨씬 좋은 세상을 살만큼

운이 좋지 않은 것 뿐이다.

이런 나라에서는 언제까지고 부모가 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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