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그리고 영화 | Diary


이번 토요일.. 그리고 일요일은 힘든 주말이었다.
미친듯이 답답했다.
특히 토요일.
이 날 술 마시러 갔으면 오랜만에... 내 생에 두 번째로 필름 끊기도록 마셨을걸..

가끔...
온 몸이 비명을 지른다.

좀 움직이라고.
운동을 좀 하라고.

하지만 난 움직이지 않았어.

일요일엔 너무 답답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영화나 한 편 봐야지.. 하고 롯데시네마 홈페이지를 열었는데
신기전과 맘마미아를 하더군.
개봉일이 4일인줄 알았는데.. 뭐지? 하면서 시간표를 살펴봤어.
5시 45분 영화를 보려고 5시 되기 조금 전에 나가는데,
정류장에 서 있던 버스가 떠나더군.
제길.. 되는 일도 없구나.
정류장에서 10분쯤 서성이다가 아무래도 시간에 못 맞출 듯 싶어 한 시간쯤 책을 보고 다시 나갔어.
맘마미아는 다음에 친구랑 봐도 괜찮을 듯 싶어서,
신기전을 봤지.

좋더군.
정재영 씨 연기는 재밌어.
예전에 영화관에서 혼자 본 바르게살자.. 미친듯이 웃었지.
신기전은... 조금 아쉬운 작품이었어.
그런 영화 있잖아.
진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는, 흠잡을 데 없는 영화.
신기전도 조금 더 노력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더라.
초반에 등장하는 별로 웃기지도 않는 욕설 장면.
관객동원용으로 보이는 어줍잖은 목욕씬.
애국심에 호소하려는 몇몇 장면들,
가끔씩 나오는 한은정 씨의 어설픈 연기와 "네~" 라는 대답.
하지만 별점을 주라고 하면 4개 쯤은 줄 것 같아.
왜냐면.. 중간중간 전율을 느끼게 하는 그런 장면들이 있었거든.

전율..
별 거 아냐.
그냥 온 몸이 찌르르~ 떨리는 그런 느낌.
어렸을 때는 만화를 보면서 느끼기도 하는 그런 감정이지.

신기전에서 역사왜곡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신경쓰이지 않아.
어느정도의 국수주의는 필요한 거고,
음.. 난 사실 우리나라가 국수주의로 똘똘 뭉친다고 하더라도 반대하지 않을 거야.

이번 올림픽.
인구도 얼마 안 되고 땅덩이도 좁은 나라에서 7위를 했잖아.
우리민족이 다른 민족들보다 평균적으로 우수하다고 본다.

아무튼,
신기전을 보면서 과연 조선시대 등장했다는 신기전에 대한 역사적 진실을 찾고 싶다.....는
(다큐멘터리를 보라고 ㅡㅡ^)
뭐 이런 웃기지도 않는 생각 갖고 보는 게 아니라면 재밌게 볼 수 있을 영화였어.
예고편에서 너무 많은걸 보여주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더라.

지난주엔 내 하드박스에 한 4년째 묵혀둔 국화꽃향기를 봤어.

장진영 씨는 다른 작품에서도 느꼈지만,
어설프지 않은 연기를 해.
그래서 마음에 들어.
얼굴만 좀 더 예뻤으면 주연으로 계속 활약할 텐데 대부분 약..간은 비중에 처지는 편인가봐.

"얼굴도 못 본 아이 때문에 아내 포기할 남편 없다."
당연하잖아.
왜 영화에선 그렇게 아이에 집착하는 거야.
1%의 가능성이면 어때?
100면체 주사위를 던져서 원하는 숫자가 나올 확률이야.

하지만.. 만약 내가 불치병에 걸려서 치료 확률이 1%인 수술을 받으라고 한다면,
그 때는 잘 모르겠다.
풋.. 확률 계산을 하려나?

앞으로 남은 시간은 6개월,
치료된다면 살아갈 수 있는 시간 60년, 확률은 1%.
결국 수술을 하는 데에 따르는 기대수명도 6개월 정도로군.


7일 18시 충무아트홀에서 하는 한밤의 세레나데 티켓 구해놨는데 갔다올지 모르겠다.
지금까진 이렇게 고민한건 항상 갔지만..
이번엔 안 갈 것 같아.(티켓값이 비쌌다면 좀 더 심각하게 고민해 봤을지도..?)
시험 날짜는 다가오는데 현실감 있게 느껴지질 않는구나.
아무튼...

집에 장판이랑 도배를 새로 한다고 난리도 아니야.

난 그동안 뭐랄까..
한 발 정도 빼고 살았어.
언제나 내겐 '여지'가 있었거든.
뒤로 살짝 물러날.
이번에 집을 정리하면서 그 동안 버리지 못했던 수능 관련 책들을 다 버렸어.
미련이 남았었는데 말이야.
그냥 재수 안 하고 현역 때 대학 갔어도 조금쯤 미련이란 게 있었겠지만,
재수하는 바람에 그 미련이 떼어내기 힘들만큼 커졌어.

세상엔 일류대와 그 이외의 대학이 있다.

이런 생각으로 재수한 것이었지만.. 언제 생각해도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문과라면 경영학과나 법학과를 가야지.. 하는 생각도..

스물넷.
나는 스물 네 살이 되어서야 수능에 대한 미련을 버리게 되었구나.

이제 난 조금쯤.. 가벼워진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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