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이웃집 발명가 후기 | Review

오랜만에 찾은 낙산씨어터.
내가 첫 연극을 본 곳이라 언제 와도 설레는 듯 하다.
공연 시작 전 안내하는 분 발음이 부정확해서 불안불안하게 시작했다.

공동식과 그의 개..가 사는 연구실에 한 여자가 찾아오면서부터 사건은 시작된다.
(사실 나는 개-블랙이 진짜 개인 것을 공연이 한참 진행되고서야 알았다)
공동식-박사는 스스로 특별한 재주가 없다고 생각해 발명을 통해 주위의 인정을 받고자 한다.
새로운 발명을 하고, 우스꽝스런 리허설을 하며 마을 사람들을 기다리지만,
찾아온 것은 한 여자-로즈밀러 뿐이다.
첫 등장에서부터 로즈는 박사에게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발명을 해야 한다고 다그치고 돌아간다.
로즈 생각에 잠을 못 이룬 박사와 박사 생각에 잠을 못 이룬 로즈.
로즈는 박사를 자신만의 세계에서 끌어내야겠다는 사명감에 가득찬다.
박사가 발명한 타임머신, 물질해체장치 등 모든 발명품을 없애는 만행을 저지른다.
그래..
내가 박사였다면 로즈를 죽여버렸을지도 모른다.
로즈는 호의에서 그런 짓을 했지만,
그것은 박사의 인생을 부정하는 행위였다.
로즈의 생각이 맞았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누구도 어느것이 옳다고 얘기할 수 없는 가치판단의 문제일 뿐이다.
다른 것이 틀린 것은 아니다.
로즈와 박사의 만남은..
잘못된만남.

박사는 로즈와 결혼한다.
그리고 이웃에게 `유용한` 발명을 하기 시작한다.
이를테면 옷걸이 양쪽을 구부려서 옷이 흘러내리지 않게 한다던가 하는..

박사는 명성을 얻는다.
그가 바라던 주위 사람들의 인정도 받는다.
그런데 그런 찬사를 듣는 박사의 표정은 바라던 바를 이룬 사람의 그것은 아니다.

좋은 공연이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괜찮았고,
초반 몇 분간 솔직히 괜찮은 공연일까 하는 의심을 했지만 점차 집중하게 되었다.

박사를 떠나 아프리카로 건너간 블랙, 주위의 칭찬 속에 지내지만..
너 행복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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