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사랑 - 두 개의 에피소드 후기 | Review

공연장 가는 길이 힘들었다.
처음 내려본 한성대 역.
거리는 한창 공사중이라 복작이고,
차들이 지나가며 날리는 먼지에 고개를 돌리고,
약도에서 본 큰 교회를 찾느라 다시 두리번거리고.

내가 오산했다.
약도에 교회가 하나 그려져 있기에 교회를 찾아가면 되겠구나 싶었는데,
웬걸.. 눈 앞에 보이는 십자가만 해도 너덧개는 되는 바람에 식은땀이 주륵 흘렀다.
약도에 나온 교회 이름과 내가 오늘 본 교회 이름이 달랐다는 점도 있었고..

어쨌든,
생각 없이 3번 출구에서 내려서 한 방향으로 쭉 내려오면 공연장을 찾을 수 있다.

이 공연은 세 명의 배우가 등장한다.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사랑에 관한 두 개의 에피소드를 그렸고,
공연시간은 1시간 정도 되는듯 하다.

첫 에피소드.
닐 사이먼의 작품이다.
유부녀를 잘 꼬시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제비.
그가 친구의 아내를 유혹하는 내용이다.
사실 전에 이주원,황지영씨가 나온 컴투굿에서 본 내용이었는데,
다른 배우와 다른 연출로 보게 되니 나쁘지 않았다.
보통 같은 내용의 공연을 보게 되면 몇 주 안에 똑같은 공연을 봐서
흥미가 떨어지곤 했는데,
이번에는 2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 뒤에 봤으니 괜찮았던 것 같다.

두 번째 에피소드.
남편이 죽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남편의 애인이 스무명이 넘는 것이다!!
이런 제길, 어떻게 살아온 거냐.
하지만 아내는 남편 사진을 붙잡고 수절하겠다는 결심을 해버린다.
장한 게 아니라고, 이런 상황에서는..
어느날 남편이 빌린 푼돈 20억을 받으러 사채업자가 찾아온다.
흠;; 네 녀석 금나라가 보내서 왔더냐!!
어찌어찌 실랑이를 벌이다가 사채업자와 미망인의 러브라인이 형성된다.
그러게 내가 불안불안 하더라고..

배우들의 연기가 괜찮았고,
검증된 작품인만큼 작품에도 문제가 없었다.
아쉬웠던 점은 1시간이라는 짧은 공연 시간이었다.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긴 한데,
나처럼 왕복 두 시간 걸리는 사람이 보기에는 좀 아쉽달까..
전에 본 컴투굿처럼 에피소드 네 개 정도 보여줬으면 더 좋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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