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고개 돌아 슬픈 짐승이여! | Diary

어제 병원에 갔다.
느긋하게 접수대로 걸어가는데
외모 중급, 노출도 중급.. 이지만 계절을 감안하면 중상급인 여자가 지나갔다.
길게 늘어진 의자에 앉아있던 남자들의 고개가 마치 군무를 추는 무용수들의 동작처럼 한결같았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냥 적당한 중년 아저씨는 그런가보다 하겠는데(굳이 변태중년 어쩌고 하지는 않겠다.)
거 참 얼마 안 남은 것 같은 할아버지까지 그럴건 뭐요?

내가 의자에 앉아있었으면 내 고개도 돌아갔을까?
내가 아저씨, 할아버지가 되었을 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릴까?

어제 그 장면 보고 씨익 웃었다.
앉아있던 사람들은 내가 왜 웃었는지 모르겠지.
그냥 웃기더라.

아무튼,
남자는
고개가돌아가서 슬픈 짐승이다.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갑 또 잃어버렸다.  (0) 2009.02.11
끄적임..  (0) 2009.02.11
선생님과 스승  (0) 2009.02.04
당신의 머리에 총을 겨누십시오.  (0) 2009.01.14
be associated with  (0) 2009.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