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들여진다는 것.. | Diary


다르다는 것과 틀리다는 것.
어느날 거울을 봤을 때,
내가 아닌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면 어떤 심정일까?
 
많은 사람들은 거울을 바라보는 심정으로 다른 사람들을 바라본다.
자신의 모습을 그들에게서 찾으려 하고
그들의 모습이 자신의 모습이길 바란다.
말장난 같은 이 미묘한 바람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그저 다를 뿐인데
틀렸다고 단정지어버린다.
 
나는 약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홀로 있을 때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지만
주위에 두엇의 또 다른 자신이 있다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
- 수 많은 남자들과 어린 여자들 -
 
하지만 나는 약한 사람을 좋아한다.
사람이 너무 완벽하면 재미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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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 떨어질 수 없게 된다.
 너는 내게 있어서 이세상에서 단 한 사람이 되는 거고,
 나는 네게 있어서 둘도 없는 여우가 되는 거지... - 어린왕자 中 -]
 
어른이 된다는 건 세상에 길들여진다는 것이다.
 
나는 어른이 아니다.
나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
 
언제까지고 소년이고 싶다.
 
 
나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게 되기 싫던..
세상에 길들여진다는건 눈물나게 서러운 일이다.
 
가끔은 문득 변해버린 내 모습에 놀라 눈시울이 붉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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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서너살 때쯤이었을까?
한창 사춘기를 벗어날 때 즈음
세상 속에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가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오롯이 나로서 존재하고 싶었는데..
 
친구가 된다는 건 서로에게 길들여진다는 뜻이다.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아래위로 맞물린 바퀴들이 나를 돌리고,
그렇게 돌아가는 나 역시
또 다른 바퀴를 돌리며
자신이 왜 돌고 있는지
심지어 자신이 돌고 있다는 것 조차
깨닫지 못한채 돌아가는
움직임..
 
끊임없이 나를 슬프게 만드는
끊임없이 나를 길들이려하는 세상속에서
누군가를 길들이고
누군가에게 길들여진다는 것은
B612 행성에서 언제까지고 나를 기다리고 있을
한 송이 장미를 기르는 것이다.
한 마리 여우를 만나는 일이다.
 
나는 ..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나의 여우를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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