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 영화 | Diary


내 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먹은건 뭘까?
게임, 만화책, 판타지, 무협... 이 정도?
별로 도움도 안 되는 주제에 시간만 뭉텅뭉텅 빼앗겼지.

몇 년 만에 퓨전물(무협+판타지)를 좀 읽었어.
예전에 읽던건데 완결이 안 났거든.
이런건 무슨 어디 갔다가 어디 안 닦고 나온 기분이라서...
완결 안 난건 만화든 책이든 드라마든 잘 안 보는데 말야.
아무튼 묵향이라는 쓰레기 책인데,
몇 년 안 봤더니 양이 제법 되더군.
어제 몇 권 까지 나왔나 봤더니 24권까지 나왔네.
거 참 별 같잖은 내용을 대단한 복선이라도 깔아 놓은 것처럼 써 놓고,
주인공의 행동에 개연성이라고는 정말 눈꼽만큼밖에 없더구만.
이야기 전개도 엉망이고.
아마도 작가가 돈에 미쳐서 ㅡㅡ;

조령이 장인걸 쪽이라고 왜 말을 못해!!

아아.. 아무튼 정말 이런 불쏘시개물들은 불쏘시개로나 써야지..
책으로 출간한다는게 슬픈 일이로구나.


난 읽는 걸 꽤 좋아하는 편이야.
뭐.. 뭔가 내 머릿속에 들어온다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고 해야하나..
그건 잘 모르겠다.

누구나 행복한 날이 있잖아.
그런데 어떤 사람이 평소에 1만큼의 행복을 누리고 살다가,
어느날 10만큼의 행복을 느낀다면 그 사람은 행복해하겠지.
그런데 매일 10만큼의 행복을 누리는 사람은 행복하지 못할거야.

기념일이란건 그래서 필요한 거야.
예를들어 11월 11일, 빼빼로데이.
맨날 빼빼로 사다주면 누가 좋아하겠냐고.
그냥 어쩌다 한 번 일상적이지 않은 일을 하는 기념일은,
사실 진짜 멋진 사람에겐 필요하지 않아.
그런 상술에 찌든 이런저런 말도 안 되는 '데이' 보다는
가끔 자기가 생각해서 '무슨짓'을 하겠지.
다만 평범하거나 게으르거나 뭐.. 그런 사람들에겐
자신이 상대방을 생각하는 것 보다 더 많이

내가 당신을 생각하고 있어요

라는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는 날이야.

왜 이런 얘길 하냐고?
며칠 있으면 말도 안 되는 빼빼로데이인데,
가족끼리 그 상술에 놀아나야겠냐고.
아 진짜 눈물나지 않아?

내 인생 신파냐?


아무튼..
한 주 마치면서 거하게 시간 좀 버려주셨다.

오늘 아침에 느낀건데,
내 성격이나 생활습관에 엄마가 정말 큰 영향을 끼치신듯 하더군.
아마 엄마가 시키는대로 살았어면
지금쯤 난 자살했거나 정말 큰 사람이 됐을 거야.
남자주제에 가끔 신비주의나 비밀이랍시고 들고 있는 것도 있고,
혼자 생각하고, 혼자 판단하고, 똥고집 쇠고집 황소고집,
아집, 독단, 독선 기타 등등..
내 나름대로의 생존법이었던듯 하다.
깨달음이란게 정말 한 순간 찾아오더군.

깨달음은 어느 순간 작은 말 한 마디에 찾아오는 것이다.

아무튼 결론은
나는 제멋대로인 놈이란 거지.

영화: 라운더스 (1998)
- 에드워드노튼이 나온다길래 본 영화다. 그럭저럭 지루하지 않게 볼 영화.
뭔가 확 올라오는건 없지만 흠 잡을 데 없다.
이 영화에서만 그런가.. 어딘가모르게 노튼이랑 존쿠삭이랑 닮았다.
영화라면 이 정도는 만들어 줘야지. ^-^

영화: 진용 (1989)
- 아.. 진짜 90년대 영화라 그런지 보다가 이건뭔가 했다. 음.. 거의 20년전 찍은 영화인데,
공리의 미모는 지금 봐도 대단하구나.
그다지 좋아하고 싶은 미모는 아닌듯 하지만.
알고보니 이런저런 영화에서 자주 본 배우였다.
시대를 뛰어넘는 절대미라는 것이라기엔 많은 세월이 흐르지는 않았지만..
패왕별희, 한니발라이징, 황후花..
거의 늙지도 않는군. 불노장생하시나보다.
영화는 좀...

영화: 12 angry man (1957)
- 이건 그냥 생각나서 적는다.
한... 17살 정도 쯤에 본 영화인듯.
정말 적은 제작비를 들여서 정말 괜찮은 작품을 만들어냈구나 싶은 영화였다.
리메이크도 여러번 된 듯.
'작품'이다.

영화: 블랙 Black (2005)
-최근 본 영화중 최고였다.
내 인생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꼽게 될지도 모르겠다.
눈물나는 영화였고, 전율이 이는 영화였다.
아.. 이 뭉클함.
잘못된 것인줄 알면서도,
다른 이들, 일반적인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의 행동을 편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위화감의 발로라 변명해보지만, 옹졸한 내 마음이 부끄럽다.
옹졸함.
나를 꽁꽁 묶어두고 있는 이 옹졸함.
나는 안다.
행복은 자신의 마음 속에 있다는 것을.
어디에나 있다는 것을.
언제든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또한 나는 안다.
내가 행복하지 못한 이유.
내가 행복할 수 없는 이유.
그 모든 것이 내 작은 그릇에서 비롯한 옹졸함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사는 것은 세상에 지는 것이다,
이건 세상에 타협하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 중의 하나가 되는 것이다.

어렸을 땐..
아마 초등학교 5~6학년까지는 세상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저렇게들 살고 있을까.
저들의 인생에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춘기를 겪으며 조금은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한심하게 생각하던..
저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행복을 찾으며 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의문이 들었다.
과연 그들도 인생에 대한 고민을 해 보았을까?
자신들이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을까?
따스한 햇살을 즐기며 살아가는 저 한가로운 강아지와 무엇이 다를까?

이해할 수 없기에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겨두었다.
답이 없는 문제라 할지라도
해답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오만. 방자. 우월감.

나를 좀먹는 감정들.

존재하는지조차 의심스러운 해답을 찾는 인생이라니.

나의 인생에는 어떤 의미가 있단 말인가.

과연 아무 의미 없이
그저 한번의 삶을 '살아가면' 그것으로 끝인 것일까.

인생에 대한 해답을 포기하는 것,
세상에 타협하는 것.
그건 내가 지는 것일까?
세상에. 삶에.

아니 진다한들 어떠하리..

나는 존경하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모든면에서 내가 존경할 수 있는,
그런 진정한 스승이 내 길을 이끌어주었으면 하는 바람.
많은 이들이 종교에서라도 찾으려 하는 심리적 안정과 비슷한 심정일 것이다.
아니, 모든 면이 아니라도
나의 길을 이끌어줄 그런 이가 존재하길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존재하는지조차 의심스러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존재하는지조차 의심스러운 인도자에게 얻으려는 바람보다는
내 스스로 찾으려 해야 한다.

세상에 대해 조금쯤 너그러워졌든지
아마도 언젠가 스스로에 대해 조금쯤 너그러워질 것이다.
그것이 어쩌면 스스로 백기를 들어올리는 일이 될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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