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이라고? | Diary
10월 말 쯤에 사랑니가 났다.
내 기억엔 두세개 뺀 것 같은데,
이번이 마지막이거나 하나 더 남았겠구나.
한참 아프다가 말아서 그냥 두려고 했는데,
별로 쓸모도 없고 해만 끼치는 녀석이라니 조만간 빼야겠다.
오늘 점심 먹으로 가는데,
학생회장 선거한다고 명함 한 장 주더라.
내가 학생으로 보였나보다.
그냥 아무 말 안 하고 슬쩍 웃어주고 받았다.
좀 전에 보니 정말 소박한 디자인의 명함이더구만.
나도 누가 내 얼굴 보고 민증 검사 해보자고 해 봤으면 좋겠다.
민증 나오고나서 그런 일이 한 번도 없었어.
뭐, 술집이나 담배사는 일 같이 민증 필요한 일이 없기도 했지만 말야.
내가 중학생 때 술집에 갔으면 민증 보자고 했으려나..
음.. 그 때는 머리가 짧아서 눈치 챘을지도 모르겠다.
일찍 늙어서 그런가..
나는 사람들 나이를 잘 못 봐.
저 사람이 몇 살 쯤 되었을지.
9시쯤에 버스를 타면 육민관에서 타는 얘들이 좀 있거든.
나는 다들 중학생인줄 알았어.
하도 어려보여서.
고등학생일거라네?
하긴.. 친척 동생 중에 고3인 얘가 한 명 있는데,
고3이란 얘기 듣고나서 좀 놀랐어.
중학생, 고등학생은 이제 내게 그저 중고딩일 뿐..
도무지 구분할 수가 없구나.
하지만,
초등학교 4~5학년 이후로,
조금쯤 때가 더 타고,
조금쯤 생각이 깊어지고,
조금쯤 아는 게 많아졌다는 것 말고는 그다지 달라진 게 없을지도 몰라.
난 아마 그 때 거의 다 컸으니까.
뭐,
좀 일찍 크는 얘들도 있고,
늦게 크는 얘들도 있고,
죽어도 안 크는 얘들도 있겠지.
그래서 어린 얘들을 함부로 무시하거나 하진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