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간의 병영체험 | Diary
2박 3일간의 예비군 훈련은 별다를 게 없었다.
첫째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집합장소에 갔는데 간식을 주더라.
아침 먹고 갔는데.
빵 3개와 커피음료, 생수.
간식 봉투를 받아들고 납품업자에게 뭔가 받았거나,
납품업자와 관련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양구 까지 가는데 무려 2시간 넘게 걸린 것 같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쉬었는데
이 휴게소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뒷돈이 오고간건 아닐까 생각하고,
이런 생각하는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부대에 도착한지 얼마 안 되서 점심을 먹었는데 삼계탕이 나오더라.
복날인 것을 알았다.
비가 계속 내려서 별다른 것 없이 저녁을 먹었다.
반찬이 생각보다 괜찮게 나왔는데,
2박 3일 내내 식단이 나쁘지 않았다.
예비군들이 온다고 신경을 쓴 탓이리라.
저녁에 정신교육을 받았다.
북한에 대한 대적관,
한미동맹의 중요성,
안보의식의 확립이 주제였는데,
북한과 우리나라의 전력비교에서는 웃기지도 않더라.
북한이 우리나라보다 60% 월등한 전력을 갖고 있다니.
(분명 핵무기에 대한 계산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북한보다 수배에서 수십배 많은 군비를 지출한지 20년이 지났다는데
우리 군은 다들 병신이라 아직도 북한 전력에 뒤진다는 거냐?
한미동맹에 대해 이야기 할 때도 거슬렸다.
국가간의 관계에 있어서는 인정이 끼어들 여지가 있지도 않고 있어서도 안 된다.
연합군이 한국전쟁에 참전해서 수없이 죽어나간 것도 그들에게 이익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신교육 시간에는 그저 세뇌교육만이 있을 뿐이었다.
불쾌한.
미국이 강대국인 것은 사실이고, 한미동맹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 중요한 한미 동맹에 감성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어떤 경로로 도움이 필요했고 어떤 의도로 도움을 주었든지간에
도움을 받은 것을 고마워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도움을 받은 쪽이 빚을 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안보의식 교육이야 뻔했고.
교육관의 인간성은 나쁘지 않은 듯 했지만
절대 공감할 수 없는 사상이 불편했다.
오랜만에 야간 경비 근무를 두 시간 서고 하루를 마쳤다.
둘째 날.
군대에 있으면 괜히 배가 고프다.
평소보다 식사량을 조금 늘렸음에도 금방 배가 꺼진다.
둘째 날에 한 것이라고는 사격 9발과 텐트 한번 친 것이 끝이다.
저녁에 '비디오 - 삼국지:용의부활' 봤다.
한 것도 없는데 하루종일 졸았다.
셋째 날.
텐트 한번 쳐 보고 일정이 끝났다.
다른 예비군이랑 얘기하다가 짜증이 났다.
전경 나온 녀석인데
과격 시위하는 사람들은 다 빨갱이이고
명령만 있다면 시위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에 문제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더라.
기득권 층 아들놈이었으면 그러려니 했을 텐데
전형적인 서민이었다.
골빈놈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더라.
원주로 오는 길은 역시나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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