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에서 | Diary

집에 가는 길이다.
버스에서 노트북 켜는건 참 오랜만이구나.
몇 년만인지 모르겠다.
내가 왜 버스에서 이렇게 끄적이고 있느냐.

하..
솔직히 좀 어이없는 일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나무가 쓰러져서 길을 막았다.

상상이나 했겠냐고.
오늘 비가 좀 많이 내리긴 했지만,
바람이 심하게 불었던가..
내 평생 이런 경험은 흔치않을 것임에 분명하다.
평범한 하루였는데,
내일을 몇 시간 남겨두고 아주 스펙타클 공포 드라마로 변하는 건 아니겠지.
나무가 쓰러져서 길이 막혔다.
이게 현실에서 있을법한 일이냐고!
예전에 자전거여행 갔을 때 마침 수십년만의 폭우로 길이 끊기고 했던 일 이후론
이런 자연재해는 오랜만이로구나.
영화 트루먼쇼에서 트루먼이 바다로 나갔을 때,
폭우를 뚫고 나갔잖아.
그 밖으로 나간 것에 대한 가치판단은 하지 않더라도 아무튼,
나도 그 때, 폭우를 뚫고 여행을 계속했어야 할까?
아쉬움이 남는 여행이었어.
그 때 샀던 자전거는 대학 때 한참 잘 타고다니다가,
기어도 망가지고 누가 안장도 들고가는 바람에 수리하기 귀찮아서 그냥 버리듯 잊어버렸어.
꽤 비싸게 주고 샀던 것 같은데...

아무튼,
앞에 서 있는 차들이 몇 대 안 되는 것으로 봐서는
나무가 쓰러진지 얼마 되지 않은듯 하다.
길어야 40분 쯤 전.
에효.. 그저 한숨만 나는구나.


아..
지루해. 심심해.
경찰은 경광등 켜면서 달려왔는데 하는 일도 없이 어슬렁거리기만 하는구나.
뭔가 좀 해 보라고.
전경으로 보이는 꼬봉녀석 너라도 힘 좀 써보려무나.

소방차가 와서 한 20분 쯤 걸릴거라는구나.
아저씨들 고생하숑.


어제 폴오스터의 '어둠속의 남자'랑 이백시선집 빌렸어.
폴오스터 작품은 좋아하는 작가라서 빌렸는데,
그냥 책을 읽기가 싫더라고.
이백시선집은 지난번에 읽다가 시험이 코앞이라 반납했었는데,
끝나고 읽으려니 역시 기운이 안 나더군.
이백의 술에 관한 시 중에는 읽다보면 실실 웃음나는 내용이 꽤나 있더군.
내가 읽은 것만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의미 보다는 이미지에 무게를 둔 시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안 그래도 읽을 게 많으니 그냥 반납해버리자고.


감정평가사 2차는 실무, 이론, 법규 세 과목인데
지금 공부하는건 실무거든.
전에 공인중개사 공부할 때 배운 내용도 있더구만.
그래서 앞부분은 진도가 쉽게 나간 거야.
1200p 중에서 100p 정도 읽었는데 뒤로 갈수록 부담스러워지겠지.
오늘 낮잠도 자고 오전에 이것저것 정보 찾느라 공부한 시간은 끽해야 7시간 정도?
그 두꺼운 책을 나중엔 일주일이면 다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음...
9월 시험 전에 세 과목 한 번씩이라도 다 봐야겠다.
백만분의 일의 확률을 노리는 것일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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