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지친다. | Diary

요즘 좀 지친다.
일이 너무 많다.
내 일은 쌓여 있는데 다른 일이 밀려 들어온다.
이번주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기억하기로는 월, 화요일은 무척이나 늦게 집에 갔다.
수요일은 19시 좀 넘어서 갔던가. 빨리 퇴근해서 좋았다.
어제는 다시 23시 넘어서 퇴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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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에게 연락 왔을 때, 야근하는 거 얘기하면 그런다.
열심히 해서 많이 벌겠네.
웃기는 소리.
시간 외 수당? 야근 수당?
그런거 없다.

인생은 GIVE & TAKE 인데, 정시 퇴근이나 야근이나 차이가 없다.
다 챙겨줘도 이렇게 일하면 지치지 않을까 싶은데...(그건 또 아니려나)

일단 내가 있고 회사가 있는 거다.
'소중한 나'의 회사와 '소중한 (나의) 회사'.
당연히 전자다.
소중한 내가 다닐 회사니까(그것도 평생) 회사도 소중한 거다.
지금이 중세시대도 아니고 무조건적인 회사에 대한 충성이 가능할리 없다.
아무리 회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반 년 동안 월급 안 주고 일하라고 하면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얼마나 일을 하든 딱 100만원만 받고 일을 하라고 하면?

우리 회사의 인력 관리를 보면,
직원들 복지에 신경쓰는 경영자들은 바보 멍청이다.
인센티브제를 적용한 회사는 웃긴 기업이다.
시간 외 수당은 돈이 썩어나야 주는 거다.
직원이란 그냥 오렌지 짜듯이 쥐어 짜는 거다.

어쩌다가 혹은 간혹 일이 많아질 수는 있다.
그런데 거의 항상 일이 많다면 직원을 더 뽑던가 챙겨줄건 챙겨줘야 할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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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지지 않으려는 책임자, 관리하지 않으려는 관리자.
대체로 관리자가 책임자겠지.
관리자들에게 육체노동 하지 않는다고 징징대는건 멍청한 짓이다.
관리자는 말 그대로 부하 직원들 잘 관리해주고, 방향 제시해주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된다.
관리자가 받는 월급이 얼마인데 육체노동을 하고 있어?
그건 다른 사람이 하면 되는 일이다.
그런데 어쩌다 한번이 아니고,
매번 관리자가 그런 일을 하고 있다면 어떻겠어.
멋모르는 사람들은 우리 관리자님은 일도 참 열심히 하시네 하겠지만(과연 그런 사람이 있긴 있을까?)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저건 뭐하는 건가 싶을거다.
아직 두 달도 안 된 내 눈에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사람이 보인다.
다른 사람들은 벌써 다 알고 있다는 것일 텐데...
아래에서 보는 시각과 위에서 보는 시각이 그렇게나 많이 다른걸까?
삼성의 이건희가 어쩌다 현장에 나가서 노가다 한번 할 수도 있어.(그럴리가...)
그런데 일년 내내 노가다 하면 어떨 것 같아?
더군다나 그렇게 일 안 하면 물량을 못 맞춘다면.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겠어?
노가다 할 시간에 다른 걸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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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물건을 팔라는 할당량이 내려왔다.
보험도 할당량이 내려왔다.
좋아. 그럴 수 있지.
입사 전부터 이런 일 각오하고 있긴 했어.
그런데 보험을 권유하려면 자격이 필요하거든.
보험을 팔라고 할당을 줄거면 팔 수 있는 사람에게 팔라고 하던가
아니면 언제부터 이런 일이 있을테니 먼저 자격을 갖추라고 얘기를 해야 하는 게 정상 아니야?
무작정 실적 채우겠다고 이런 저런 고려 없이 그냥 진행하면 어쩌라는 거야.
안 되는데 되게 하라. 이런 마인드일까.

물건 파는 것도 그래.
맡은 직책에 따라 고객들이랑 잘 못 만나는 곳에 있는 사람들도 직급에 따라 할당 주면
그냥 지인들에게 팔거나 본인 스스로 사라는 거 아냐.
그런 것까지 고려해서 할당 주는건 담당자가 힘들테니 일단은 그럴 수 있다고 쳐.
그런데 물건을 그냥 파는 게 아니라, '직접 만들어서' 팔라는 건 또 뭐냐고.
그냥 지나가는 사람한테 물건 살래요? 하고 영업 해볼 수 있지.
어떻게 재수가 좋아서 살게요~ 했다고 해봐.
그럼 그 사람에게 바로 물건을 팔아야 할 거 아냐.
지금 없으니 좀 기다리면 내가 최대한 빨리 만들어서 가져다 주겠다?
팔리겠냐.
없는 물건을 팔 수도 없고, 내 일이 산더미 같은데 팔릴지 안 팔릴지도 모를 물건을 만들러 갈 수도 없고.
어쩌라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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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신 없이 지나간 한주였다.
여기저기서 결과를 바라는 건 많은데, 시간을 주지도 않고 당장 결과를 가져와 하면 그게 되겠냐고.
쉬엄쉬엄 일하다가 그렇게 됐으면 어마 뜨거라 할 텐데 그것도 아니고,
내가 아닌 누가 했어도 정말 뛰어난 사람이 아닌 이상(아마 그런 사람일지라도)
지금보다 딱히 낫게 했을 거라고 보이지도 않는데 말이야.
회사에서 죽어라 일하고, 야근하고, 퇴근하면 재택근무 하고, 주말까지 일 하라고?
내가 (일에) 미쳤냐.

아침까지만해도 우선순위에서 한참 벗어나 있던 일을,(그나마 내가 시작이라도 했던 게 신기했을 정도인 일을)
갑자기 당장 완성해와 하면 그게 되겠냐고.
어려운 일도 아니고 시간만 주고 우선적으로 하라고 했으면 됐을 일인데 말이야. 
무슨 상황인지 너무 간단하게 이해는 되는데, 아닌건 아닌거지.

우리 팀장님도 그거 지시 받고 월요일까지 하겠다고 얘기하셨다는데,
만약에 다른 사람이 약속하고 왔다면 아마 월요일에 배 째라고 했을거다.
그러고보면 회사에서 내 인선은 진짜 딱 맞는 자리에 넣은 것 같다.
다른 사람이 산을 옮기라고 하면 지랄이 풍년이네 했을 텐데,
팀장님이 옮기라고 하면 삽질은 해볼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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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진짜 정신 놓고 살았다.
머릿속엔 항상 해야할 일들이 둥둥 떠다니고 실수 연발에...
필요한 게 있어서 사무실에 물어보면 누군가는 알고 있어야 하는 일을 누구도 모른다.
그런것 때문에 또 며칠씩 늦어지고.

아... 진짜 오죽하면 내가 담배를 샀겠냐.(더 사지는 않을 거다. 아마도...)
아마도 몇 년 지나면 지금 갖고 있는 불만들 중 몇몇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지금 내 눈엔 그게 아닌걸 어쩌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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