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

이상하네...
주말에 아이언맨3을 봤다.
그리고 오늘은 목요일이다.
이번 한주 어떻게 간거지?

한 주 내내 여기저기 시달리고 어젠 당직 때문에 22 시 쯤 퇴근해서 오늘 7시 조금 넘어서 출근했다.
그다지 피곤하다는 느낌은 없지만 한 주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지금 느낌으로는 한 그저께 정도에 영화 본 것 같아.

아이언맨3는 재밌었다.
그런데 껍데기가 날아와서 들러 붙는다는 신선함이 너무 반복되어 식상해졌고,
나중에 로봇 불꽃쇼는 오바였다.
가이 피어스라고 과학자 역을 맡은 배우는 영화 보는 내내 브래드 피트가 저런 식으로 늙었나보네 싶었다.

고딩들은 이거 보고 깜빡 죽더라.
집에 가서 엄마한테 아이언맨 하나 사달라고 조를 분위기였어.

가는 길에 여호와의증인 전도사를 만났는데,
딸을 데리고 다니더라.
아직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데 정장 입히고 구두까지 신겨서.
그 아이가 나중에 성공해서 자서전을 쓴다면 이거 완전 소설이겠는데 싶었다.
진짜 어디 책에서 보던 그런 모습.

이제야 슬슬 느끼는 건데, 나도 뭔가 취미 생활이 필요하다.
집에 와서 게임을 할 것도 아니고,
영화관은 한 서너 시간쯤 잡으면 한편 보고 올만한데 바로 집근처가 아니라 역시
자주 가기에는 심리적 거리가 너무 멀다.
연극이나 뮤지컬은 그냥 거리가 너무 멀고 티켓 예매해 놓고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 가게 되면 그것도 속쓰린 일일 것이다.
아무튼 취미 생활이 필요한데, 공부 말고는 딱히 생각나는 게 없다.
토익이나 할까...
토익이나. 중요한건 바로 이 조사 '이나'이다.
이젠 더 이상 딱히 공부할 필요는 없다. 적어도 십 년은 있어야 볼 과장 시험은 너무 먼나라 얘기고
그냥 휴식 삼아 취미로 공부라도 해볼까 하는 것일뿐.
공부하면서 과외 해 줄 때에는 답답해서 죽을 것 같은 때가 꽤 있었는데,
차라리 지금이라면 더 잘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금요일인 내일을 어쩌어찌 보내고, 내일은 사무실 체육대회, 
일요일은 나가서 옷 좀 사고, 그동안 벼르던 노트북을 고쳐야겠다. 또 못 고치고 지나갈지도...
친구 결혼식은 결국 못 가게 되어서 아쉽게 됐다.
이런 게 직장 생활이겠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