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봤다 - 행복(황정민, 임수정) | Diary

영화를 봤다.
행복(황정민, 임수정)

영수는 간(肝)이 좋지 않아 요양원으로 갔다 그곳에서 오랜기간 치료중이던 은희와 사귀게 된다.

요양원을 나와 근처 시골집에서 생활하던 중,

영수의 몸이 좋아지고 친구와 옛애인의 방문으로 서울 생활을 동경한다.

결국 은희와 헤어져 옛애인과 함께 지내지만 문득 행복하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이곳저곳 전전하다 몸이 좋아지지 않아 병원에 입원하면서 요양원의 원장을 통해 은희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를 만나지만 곧 숨을 거두고 만다.


개새끼.

나는 임수정이 저 말 하기 전부터 계속 저 말을 되뇌었다.

개새끼. 개새끼. 개새끼. 개새끼.


행복엔 급이 없다.
행복하다/아니다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사고가 가능하다.
은희와의 생활,
불투명한 미래로 가득한 그 생활.

나는 건강한 아내를 얻을 것이다.
누군가를 챙기며 살아보지 않은 나는
뒷바라지, 자신 없다.

영화 행복에서 은희는 자신의 고통을 혼자 이겨낸다.
그래서 다시 한번 되뇌인다. 개새끼.


내 아내가 그르렁거리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면,
어떤 기분일지 이제는 상상이 간다.
수 개월 전만 하더라도 짐작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그 울렁거림을 짐작할 수 있다.

짧은 소설 같은 영화였다.
그냥 흠집 내기 싫은 영화.


감독 허진호.
별볼일 없는 작품도 있지만 8월의 크리스마스, 아름다운청년 전태일, 봄날은 간다 등 괜찮은 영화를
가끔 만드는 것 같다.

임수정.
항상 하는 얘기지만 '개-동안'.
80년 생이다. 나보다 다섯 살이나 많은데 이런 얼굴이라니.
이건 기형이다.

OST - 행복의 나라(한대수) : 오랜만에 들으면 참 좋은 곡이다.
마치 김태춘의 시인의 마을 같이.
이런 곡들을 전에는 포크송이라고 했는데 사실 포크송은 아닐 테고 뭐라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쇼핑-  (0) 2010.01.30
아이티 지진 후 - 폭력의 정당성.  (0) 2010.01.21
도서관의 도둑  (0) 2010.01.09
탄젠트는 아니다.  (0) 2010.01.03
커플지옥 - 크리스마스  (0) 2009.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