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 | Diary
며칠째 상태가 좋지 않다.
며칠째 아침에 배가 아팠다. 살짝.
며칠째 아침 내내 잠을 잤다.
며칠째 머리가 무거웠다.
감기에 걸리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는걸까?
이제 8일 남았다.
시험기간이라 한동안 복작이던 도서관이 다시 정적을 되찾았다.
과연 내일부터, 월요일부터 도서관에 오는 학생들은 몇이나 될까?
가끔 책을 읽어도 머리에 전혀 들어오지 않을 때가 있다.
요즘 아침에 계속 이 모양이다.
죽은듯이 자고 나면 오후엔 그럭저럭 괜찮아지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공부할 때 보통 한 권 단위로 마무리한다.
하루에 한 권. 이틀에 한 권. 사흘에 한 권.
오늘은 120페이지짜리 요약집을 본 것으로 끝났다.
어떤 날에는 200페이지 가까이 읽기도 하고.. 300페이지 가까이 읽기도 하고..
요즘엔 배가 고파서 밥을 먹을 때가 종종 있다.
(보통은 그냥 '때'가 되서 먹거든.)
내가 밥을 복스럽게(빨리) 먹을 때는 정말 시간이 없거나, 밥상이 (상당히) 마음에 안 들거나, 그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보통은 오물오물 천천히 먹는다.
요즘은.. 복스럽게 먹을 때가 많다.
여기 식당 좀 아닌 것 같아.
여기서받은 첫 밥상은,
보온밥통에서 하루종일 있었던 것 같이 푸석한 밥,
오뎅무침, 오뎅국, 깍뚜기.. 이랬던가.
사진도 찍어 놨다.
게을러서 사진 올릴 힘이 안 나는구나.
평소에
밥 먹는 게 귀찮다.
벌써 10년간 기다려온 캡슐,
한 알이면 하루가 거뜬~!
이런 캡슐은 언제쯤 나오는거냐.
수험생들이 좋아할 텐데.
나처럼 게으른 녀석이나 바쁜 직장인들도.
스트레스 받을 땐폭식으로 풀 때도 가~~~끔 있지만평소엔 저런 캡슐이 간절하다.
요즘밤참을자주 먹었다.
누나가 뭘 자꾸 사 오고 만들어주고 그래서..
뭐, 내가 시리얼 찾아 먹고 그럴때도 있었지만..
사실 아침에 오늘은 좀 심하다 싶어서 영화관에 다녀올까 하다가 참았다.
요즘 내가 읽고 있는 내용 중에,
얼마나 남기고 있는 걸까?
나는 자전거를 좋아했다.
전국일주 하겠다는 장대한 포부를 갖고 구입한 MTB.
높고 높던 그 꿈은 사흘만에 접었지만 꽤나 오래 탔다.
나는 오르막을 좋아한다.
오르막 그 자체로도 좋지만,
힘들게 오른 후에 뒤로 돌아 내려올 때의 그 속도감을 더욱 즐긴다.
다행이 우리 집은 분지에 위치해 있다.
어디로 가든 오르막을 찾을 수 있다 이거지.
우리 집이 만약 언덕 위에 있었다면 자전거를 좋아할 수 없었을 거다.
신나게 내려가서 비지땀을 흘리며 올라오라구?
싫어!
내려올 때 페달을 조금 밟아주면 40km 이상의 속도가 나온다.
길이 워낙 구비구비 꼬부랑길이라 초행길인 자동차들을 추월해 나갈 때의 그 쾌감이라니.
도로와 인도 사이의 둔턱에 바퀴를 걸치고 브레이크를 잡을 때의 그 스릴.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미끄러짐 속의 그 긴장감이 좋다.
하지만..
앞 바퀴 뒷 바퀴 들고 쇼를 하다가 운명하셨다.
기어만 바꾸면 되는 것이었는데 귀찮아서 그냥 버렸다.
가끔..
이 게으름이 앞뒤 가리지 않고 나를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