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여유 | Diary
시험 두 달도 안 남았다.
긴장도 안 되고 의욕도 안 생기고..
기출문제 쭉 풀어봤는데,
그냥저냥 풀만 하더라.
문제는 경제학.
22.5점까지 맞아봤다.
채점하고 점수 옆에 이렇게 썼다. 미친..
평균 60점 조금 넘고, 최고는 87.5 정도? 아닌가.. 아무튼 경제학은 난이도가 엉망이다.
올해도 그렇게 나오면.. 별 수 없는 거지.
며칠동안 시를 읽었다.
안도현.
참 재밌는 시를 쓴다.
기억에 남는 시도 있고.
읽다 낄낄거린다.
안도현 시집 네 권쯤인가 읽고 나름대로 유명한 류시화 시집 하나 집어들었는데
몇 개 못 읽고 던졌다.
요즘 드라마랑 영화 꽤 많이 봤다.
온에어, 연애시대, 베토벤바이러스, 라이어게임 등등
영화는 기억 안 난다.
시간은 잘 가고 있다.
어느새 반팔 입을 계절이다.
요즘엔 가끔 엉뚱한 상상을 한다.
예전엔 안 그랬는데..
뭐, 앵앵거리는 꿀벌의 생활을 상상한다거나..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눈을 감고 걷는다.
저 앞에 서 있는 교장선생님의 훈화말씀을 온 몸으로 흘리며
얇은 유리조각 같이 떠다니는 햇살을 쫓는다.
왠지 모르게 편안해지는 느낌.
뭐, 아침 햇살이 아닌건.. 아침엔 이런 여유로운 상상을 하기엔 좀 바쁘거든.
나는 계속 꾸준히 쭉 쉬지않고 늙어가고 있다.
내년에 자격증 따고,
후년부터 직장생활 시작하면 스물 일곱.
한 일이년 자리 잡고 결혼하면 거~~의 서른.
적당한 아저씨로 지낼 수 있는 기간은 넉넉잡고 십오년.
그 후에는 늙은 아저씨 혹은 젊은 할아버지.
나는 고작 십오년의 화려한 생활을 즐기려고 이렇게 사는 건가?
예전부터 한 육십 까지만 살아야지 싶었는데,
준비 기간이 너무 긴 것 같다.
그래서 그 준비기간에 적당히 즐기면서 살아야 한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운 것도 사실이지.
요즘 드는 생각은 결혼하고 싶지 않다는 것.
내가 늙어 가는 것, 반려자이 모습이 더 이상 설레지 않게 되는 것.
싫다.
늙은 아저씨들 보면 젊은 아가씨들 찾잖아.
늙은 아내를 곁에 두고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좀...
싫다.
대학에 갓 입학했을 때,
예비역 형들 보면 딱 한마디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아저씨.
지금 스무살 정도 되는 아이들이 나를 보면 한 마디 떠올리겠지.
싫다.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늘에서 주륵주륵 정액이 내려요 (0) | 2009.05.19 |
---|---|
공안정국. 정치판. 돈. 물타기 (0) | 2009.05.17 |
돼지 독감과 오바마. 음모론. (0) | 2009.04.27 |
젊어서 노세? (0) | 2009.04.05 |
인생이란 무엇인가 - 행복해져라. 행복해지리라. (0) | 2009.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