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싼 남자다 | Diary

- 안경을 새로 했다.
지금까지 쓰던 안경은 거의 30만원쯤 하던 것이었는데,
이번에 25,400원짜리 안경을 맞췄다.
나쁘지 않아.
아, 나는 얼마나 싼 남자란 말인가 ㅋㅋ
지난번 쓰던 안경은 한 5년 썼으니 제 역할은 충분히 했어.
(비싼만큼) 2년간의 군대 생활도 거쳤는데 안경에 기스가 쉽게 안 보이더라고.
이번 안경은 어떨지 궁금하군.
그런데 안경테를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나랑 잘 안 어울리는 걸 고르고 말았어.
뭐, 나랑 어울리는 게 얼마나 있겠냐마는.

- 이어폰을 샀다.
ETYMOTIC RESEARCH ER4S.
그 동안 산다 산다 하다가 결국에야 샀구만.
ULTIMATE EARS Super.fi 4 vi 에 EQ 잘 먹여서 듣던 거랑 크게 다르지 않아.
더 좋은 점은 저항 값이 높아서 기본 볼륨이 작다는 것.
내 노키아 5800 기본 볼륨이 너무 컸거든.
가격이 좀 쎄긴 하지만 이번에는 팔아먹지 말고 계속 써야겠어.
싼 이어폰에 EQ 먹인 것과 비슷한 소리라고 생각하면 좀 억울하지만 이제 EQ질 안 해도 되고
뭐, 결국 내가 듣고 싶었던 최종적인 소리니까.
플라시보 효과가 있는지 쫌 더 좋은 소리  같기도 하고.

- 나는 불가리 향수를 증.오.한다.
대개 향수 처음 쓰는 남자들이 불가리 쓰는데,
아주 향수를 뒤집어 쓰고 다녀.
더군다나 오전에 한번 오후에 또 한번 뒤집어 쓰는 녀석들, 돌아버리겠다.
앞에서 하도 냄새를 지독히 풍기길래 다음날 자리를 옮겼는데, 또 내 앞으로 왔어.
어쩌라고.
나도 멋모르고 겨드랑이에 향수 뿌리던 시절이 있었으니 이해는 하지만
불가리가 아니더라도 강한 향수 쓰는 남자들아 제발 쫌.쫌.쫌.
고개만 살짝 돌려도 온 사방으로 냄새가 진동하는건 심하다고 생각지 않니?
(이건 내가 심하게 민감해서 그런건데 남자스킨 진한거 올라올 거 같아.)

- 요즘 MBC에서 장난스런키스 드라마로 하는구만.
TV를 안 보니 알 수가 있나.
시청률 7% 이하. 안타까운 드라마인가보군.
만화책, 애니, 대만드라마 다 흥행했는데 어지간히도 만들었으면 7% 나올라고.
(일요일에 장난스런키스 잠깐 봤다. 인기 없을만 하더라.
신인 배우들 데려다 놓고 어설픈 연기..)

- 얼마 전 본 스텝업3.
대부분의 인간은 자신으로서 존재하는 걸 버거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생각 없이 지도자의 말에 따르거나, 다른 사람을 쫓는 것을 선호한다.
약간 다른 문제이지만 타인과의 일체감에 본능적 희열을 느낀다.
대학생활 하며 가 본 홍대 클럽.
똑같은 추임새에 똑같은 동작을 하며 웃는다.
오지의 부족이 모닥불 피워 놓고 그저 주위를 겅중겅중 뛰며 축제를 즐기는 것을 보며 미개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클럽이나 모닥불이나.
아마 다른사람들과 같은 행동을 하며 '나는 잘못되지 않았다'는 만족감을 느끼는 게 아닐까?
그리고 무리 속에서 평온을 찾는건 본능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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