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뭐하는 데냐? | Another View

얼마전 정부에서 연합뉴스에 지원금을 수백억(맞나.. 까먹었다.) 지원했다는 뉴스를 봤다.
지금처럼 언론통제 대놓고 하는 시기에 지원금이라..
요즘 이런거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충 감이 오겠지?

아래는 08. 12. 13일 아고라에 올라온 글이다.


'조.중.동'은 당분간 신경꺼라. 문제는 '연합'이다! - ID: 전직기자

제가 아고라 분들에게 질문하나 던지겠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중요한 언론매체가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먼저 부탁드리고 싶은건 '조.중.동'에 대한 앞서는 증오감에 제 글 제목만 보고 오해하셔서, 이해못할 댓글 다는 건 지양해주시기를~.
글은 끝까지 읽어야 합니다. 끝까지^^.그리고 참고로 전 일간지에서 기자생활 한 전직 언론인입니다.)

'조.중.동'? 요즘 그나마 바른 소리 해주는 '경향,한겨례'? '오마이뉴스,프레시안,뷰스앤뉴스'같은 인터넷 매체?
'KBS,MBC,SBS'같은 방송? 이렇게 대답하신다면 다 '땡'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언론매체는 '연합뉴스'입니다(약간의 과장과 오늘 제 글의 포인트를 극대화히기 위한 측면이 좀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연합뉴스'의 중요함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연합뉴스'가 뭐하는 곳인지도 잘 모릅니다.
'연합뉴스'.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연합'을 장악하는 자가 '언론'을 장악할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같이 경제가 어려울 때는 더
그렇습니다. 이게 요즘 이 정부가 ytn과 연합을 손에 넣으려고 발악을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연합'만 장악하면 자신들의 기호에 맞는
헛소리로 상당수 국민을 호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첫째. 연합뉴스란 뭐하는 곳인가?

한국을 대표하는 통신사입니다. 통신사란 조중동,경향,한겨례 같은 다른 언론 매체에 뉴스를 파는 곳입니다. 쉽게 말해 언론 도매상입니다.
연합뉴스의 경우 그냥 언론 도매상도 아닙니다.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독점 언론 도매상입니다. 여러분들이 아시는 대부분의
신문들(소매상)이 연합뉴스로부터 '뉴스'라는 상품을 제공 받고 있습니다.

연합뉴스의 기자들은 가능한 보도자료 또는 간단한 사실 취재를 통해 나온 팩트를 바탕으로기사를 작성한후 빠른 속도로 각 신문사에게
뉴스를 공급합니다. 통신사는 뉴스를 폭넓게 다루는데 중점을 둡니다. 좌도 우도 없고 넓은 스팩트럼을 반영해 주어진 팩트만 최대한
간략하게제공합니다. 이중 자기네 신문에 실을 기사를 골라내고 또 이 기사에 실린 팩트를 바탕으로 심층 탐사취재를 통해 크게 이슈화시켜
특정 여론을 이끌어내는 것은 소매상들의 일입니다.통신사의 뉴스는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시스템적으로 '무색무취'할수 밖에 없고 또 당연히
그걸 추구해야 합니다.

둘째. 연합뉴스의 기사가 각 신문사의 뉴스에 어떻게 반영되나?

아주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특히 경제쪽 부서에서는 너무나도 보편화된 상황 하나를 서술해보겠습니다. 각 매체의 기자들은 정부부서이든 기업이든
소위 자기가 취재를 맡고 있는 출입처로 출근합니다.

아침 9시쯤에 재정기획부에서 보도자료가 하나 기자실에 배달됩니다. 그럼 연합뉴스 기자가 제일 먼저 득달같이 이것을 집어들고 몇군데 전화를
해가며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합니다.
나머지 매체의 기자들은 (역시 과장되게 말하면), 연합뉴스 기자가 기사를 다 작성하기까지 기다리면서 그냥 놉니다.기자단중 고참급
기자 한명은 기사 작성하느라 눈코뜰새 없는 연합뉴스 기자에게 다가가 '야, 빨리 빨리 써라. 네가 빨리 써야 나도 쓰지'라고 쫑코를 주기도
합니다.

연합뉴스 기자만 애가 타는 이유는 말씀드렸듯이 통신사란 특성때문입니다. 통신사는 마감 시간이라는게 없으니까요. 뉴스 들어오면 최대한 빨리
써서 넘겨야 합니다. 통신사끼리는 누가 몇시 몇분 몇초에 기사를 빨리 올렸냐 가지고 경쟁을 합니다. 일반 언론은 좀 다르죠. 마감시간까지는 아직
널널합니다.

이렇게 작성된 연합뉴스 기자를 가지고 해당 매체의 기자들이 기사의 밸류 판단을 합니다. (물론 신문사 본사에서도 지정된 별도 담당자나
데스크가 하루종일 연합뉴스에서 제공된 특정 단말기를 통해초단위로 들어오는 기사들을 점검합니다). 별볼일 없는 기사면 그냥 '연합뉴스
제공'으로 연합이 쓴 기사를 그대로 Copy and Paste해서 송고합니다. 쪼금 밸류가 있는 기사면 자기도 추가적으로 몇군데 취재원에게
연락해 몇가지를 더 첨가해, 선수끼리 하는 용어로 연합뉴스 기사 원문에 소위 '우라까이'를 해서 자기 이름을 붙여 송고합니다. (아주 중요한
뉴스면 연합뉴스는 연합뉴스대로 빠르게 송고하고, 별도 심층 취재에 들어갑니다)

자 여기서 질문하나 드리겠습니다. 제가 괄호안에 서술한 상황을 제외하면 이게경향신문 기자가 쓴 기사라고 해도 경향 신문
기사일까요? '우라까이'를 했다고 해도 대부분은 연합뉴스 기사 원문에서 크게 벗어나는 경우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건 폭 넓게 보면 연합뉴스의
기사 일뿐입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여러분이 조선이 됐든 경향이 됐든 보시는 뉴스의 적지 않은 부분은 이렇게 연합뉴스의 기사입니다.

셋째. 신문사도 경제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기업일뿐이다.

각 신문사들이 신문 도매상인 연합뉴스에 상당부분을 의존하는 것은 경제논리때문입니다. 각 신문사에서 활용가능한 인력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소위 아웃소싱을 하는 것입니다.당연히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아웃소싱을 하는 비중이 높아질수밖에 없습니다.

까놓고 현실을 말씀드리자면 대한민국 언론의 빅3인 조.중.동과 방송사는 연합뉴스를 이용 안해도 신문이 나올수 있습니다. 그정도는
가능한 인력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머지 매체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조.중.동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매일 일정한 지면의 신문을 내놓아야 합니다. 또 정치,경제,사회뿐
아니라 조중동이 강점이 있는 영화,연예같은 기타분야도 폭넓게 다뤄야 합니다. 결국 한정된 인원으로 일하다 보니 과부하가 걸릴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 과부하를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연합뉴스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질수 밖에 없습니다. 신문사의 규모가 작을수록 그 신문에 들어가는
연합뉴스의 비중이 높아집니다. 지방지들 같은 경우 전체 신문의 70~80%가 연합뉴스로 채워지는 날도 있습니다.

요즘 그래도 바른 소리 잘해주는 경향, 한겨례? 당연히 조.중.동에 비하면 구멍가게입니다. 취재 기자 수도 월등히 적을뿐더러,편집이나
인쇄시스템도 열악합니다. 예를 들어 저녁 6시쯤에 정말 긴급한 뉴스가 터졌다고 칩시다. 조.중.동은 해당 뉴스가 터진 부서 기자들 총 동원해
취재에 들어갑니다. 최소 3~4명이 동시에 움직입니다. 경향,한겨례 조.중.동 3명이 취재하는 것을 1명이서 말그래도 죽자고
고생해가며 취재합니다.

조.중.동 이렇게 취재한 기사 마감시간,윤전기 가동시간 늦춰가며 다음날 신문에 내보냅니다. 경향,한겨례.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면 이정도
시간에 뉴스 터져버리면 아무리 취재기자가 발버둥쳐도 그 기사 다음날 신문에 그대로 못 실을 확률이 높습니다. 왜냐, 윤전기 시스템 자체가
열악하기 때문입니다. 상당 경우 취재 포기하고 그냥 연합뉴스 그대로 지면에 옮겨 인쇄 들어갑니다. 연합뉴스 기사가 맞는지, 사실을 왜곡하지
않았는지 검토할 시간도 없습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다음날 신문 못나올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지금같이 경제가 계속 망가져가면 이럴 확률 더 높습니다. 인력도 줄여야 하고, 시스템도 경비절감차원에서 최적화시켜야
하니까요.

지난 정권에서 높은 자리에 계셨던 어떤 분이 이곳에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올려놨더군요. 미국 트리뷴 컴퍼니 망한 것 보고 경제 어려워서
조.중.동도 망가질 기회라고. 한마디로 '헛소리'입니다.'언론'을 저렇게 모르니, 조.중.동 양아치들한테 5년 내내 휘둘린겁니다. 현
한국 상황에서 경향.한겨례 광고는 신문사 생존에 위협을 줄 정도로 줄어들지 모르겠지만, 조.중.동은 절대 그정도 상황까지는 가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는 다음번에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넷째. 연합뉴스 지금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나? 그리고 우린 어떻게 해야 하나?

현재 정부의 연합뉴스 장악 작업업은 이미 시작됐고, 아마 내년 초에 본격화될겁니다. 이 부분은 프레시안에서 자세하게
다루었더군요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81210105528&Section=06
이걸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연합이 장악되면 어떻게 되는지는 제가 몇일전 글에도 올린바 있고, 위에서도 에둘러 언급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일? 프레시안 기사에도 나와 있지만 간단합니다. 연합뉴스 모니터링 꾸준히 하시고 기사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하십시오. 그게
현재 무기력증에 빠져있는 연합뉴스 기자들을 자극하는 방법입니다.( 기자들. 여러분 생각과 달리 상당수가 인터넷에 실린 자기 기사에 달린 댓글
꼼꼼히 살펴봅니다. 독자한테 들어온 이메일도 보고, 기사에 대해 투고된 종이 편지도 다 찾아봅니다. 그리고 만약 자기는 제대로 팩트를 반영한
기사를 썼는데, 데스크나 편집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기사를 수정했다면 이런 독자들의 반응을 무기로 데스크나 편집과 한판 싸우기도 합니다.)지금
연합뉴스 상층부에서 알아서 기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습니다. 이 분위기 반영되서 일부 기자들도 알아서 기고 있고요. 요즘 연합뉴스 기사 조금
이상해져가고 있는 거 느끼실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겁니다. 내년 초 들어가면 본격화 될 겁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지금 여러분들이 기자들에게 자극을 주시고 힘을 모아주셔야 됩니다. 그래야 내년 초 싸움이 벌어질때 그들이 자신들의 기자정신을 걸고 제대로된
언론으로서의 연합을 지키기 위해 버틸수 있습니다. '조.중.동' 신경쓰는것은 지금은 집워치우십시오. 어짜피 그 놈들은 내놓은
자식입니다.'경향.한겨례.MBC' 에 대한 신경도 잠시 접어두십시오. 연합뉴스가 장악될때 파장은 이 3개사에 비할바가 아닙니다. 속된
말로 지방지와 실질적으로 언론 기능을 하고 있는 인터넷 포털들은 연합뉴스가 장악되는 그 순간 하루도 안되 같이 장악됩니다.

각 언론사 기자가 제정신 가지고 일하면 되지 않느냐? 연합기사를 왜 그대로 가져다 쓰냐? 이런 이야기는 하지 마십시오. 조.중.동 기자는
이틀에 기사 한꼭지 써도 자기 책임 다하는 겁니다. 경향,한겨례 기자는 매일 적게는 신문 반면 , 어쩌다 재수없는 경우는 신문 한면 다 자기가
책임져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박봉이지만 기자정신 살려서 하루 24시간 잠안자고 일해도 이거 못합니다. 그렇다고 제대로 된 기사 하나만
쓰겠다고 고집부리면, 다른 사람 죽어나고, 과장되게 말하면 신문 못나갑니다. 결국 이러다보면 연합뉴스 그대로 가져다 싣는 수밖에 없습니다.
지방지? 더 심각합니다. 어지간한 지방지는 기자 한명이 매일 신문 한면 못메꾸면 회사 짤립니다.

*아래참조.연합뉴스가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관련 사진.네이버 뉴스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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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럴드 생생 뉴스 해당 기사 찾아보시면 알겠지만, 해럴드 기자 이름을 달고 나갔음에도 기사는 연합뉴스와 똑같습니다. 더군다 이건
통신사에서 통상 가져다 쓰는 스트레이트 기사도 아니고 해설기사입니다. (이 차이가 어떤건지는 다음기회에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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