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가끔 내가 무섭다. | Diary

아, 나도 가끔 내가 무섭다.
간밤에 옛 동창이 꿈에 나왔다.

한 선생님이 수학 문제를 내고 맞추면 뭔가 상품이 있었던 거 같은데,
나는 처음에 관심이 없어서 아예 문제를 안 적고,
내 옆에 앉아있던 녀석도 제대로 안 적고,
뒤에 앉아 있던 그 녀석은 어떤가 봤더니 왠걸,
아예 무슨 책에 프린트 되어 있는 걸 갖고 있지 뭐야.

아무튼,

백만년만에 그 녀석이 꿈에 나오길래 새벽에 슬몃 잠에서 깨면서
설마.. 했는데 달력을 보니 오늘이 진짜 그 녀석 생일이더라.
날짜를 보면서 살긴 하지만 오늘이 며칠인지 물어보면 십중팔구 모른다고 할 텐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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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렁대는 성격은 불치병이야.
어려서부터 여기저기 상처 자주 만들곤 했는데,
어떤 때는 무릎이 까져서 피가 철철 흐르는 것도 모르고 돌아다니다가 집에 와서 놀랐다니까.
그래도 어리니까 피부 재생이 잘 되서 남은 상처는 별로 없어.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렇게 뜯어도 흔적이 남지 않던 여드름 자국이 굳히기를 들어오고
상처가 사라지는 시간이 길어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조금 크게 난 상처는 사라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아.
어디서 다치거나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생활하다가
그저 여기서 부~욱 긁히고 저기서 살짝 찍히고,
한 십년 쯤 지나면 상처투성이가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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