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플라워 후기 | Review

공연 값이 거의 뻥튀기긴 하지만 4만원이라는 티켓 값도 있고 해서
어느정도 기대치가 상승한 상태로 관람한 공연이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무지무지무지무지 귀여운 꼬마아이가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내가 좀 일찍 들어가긴 했지만 한 15분쯤 그림을 그렸을 게다.
아이야, 너 꽤나 지루했겠구나..

공연장의 문이 닫기고 늘씬한 배우가 가슴 설레는 춤을 추며 다가온다.
왜 또 나야!! 내가 그렇게 쉽게 보이나?
맨 앞줄 가운데에 앉긴 했다만..
솔직히 좋았다 ㅋ

나는 공연이 시작된 줄 알았는데,
으레 있는 말들-핸드폰을 끄라던가 음식을 먹지 말라던가-이
노래 속에 나오기에 좀 놀랐다.
신선해!!

하지만 본 공연의 시작은 참 어설펐다.
어느 조폭들의 권력다툼에서 밀려단 큰형님(?)..의 아킬레스 건을 끊는 장면..
정말 심하게 어설펐다.
플라워 공연 내내 가끔 이런 어설픈 장면이 나오는데,
문제는 두 가지인 것 같다.
하나는 무대가 너무 썰렁하다.
관람석보다 20cm정도 아래 위치한 무대인데,
뒤에 나무가 있는 것 말고는 소품이 전혀 없다.
프리뷰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아직 플라워는 좀 더 다듬어야 할 공연인듯 하다.
두 번째 이유는 그 장면에 나온 배우들이 유난히 서툰듯?

세상에서 도망친 사람들이 모인 사찰 천화사,
이곳에서 투닥거리며 사는 그들에게 지혜라는 아이가 나타난다.
고모 손에 이끌려 온 지혜는 부모님이 없다.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귀여운 지혜를,
천화사의 행자들은 외면하려한다.
저렇게 귀여운 얘가 있으면 놀아주고 싶잖아!!!!
그래야하는 거 아냐!
아역배우가 너무 귀여워서 행자들의 행동에 거부감이 들었다.

뭐, 솔직히 더 설명할 게 없을 것 같다.
스토리는 좀 빈약한 듯 하고,
감정의 강약 조절에 실패했다.
흐르는 강물처럼 흘러흘러가기만 한다.
가끔씩 파도도 치고 그래야 하는데,
우리의 현희 누님이 많이 노력하셨는데 오늘만 호응이 부족했던 것일까?

지난번에 사.비.타.에서 노현희 공연을 보고 반해서
나중에 다른 캐스팅으로 한번 더 봤다.
이번 공연도 현희 누님 덕택에 기대 잔뜩하고 간 것도 있다.
물론, 연기와 노래 모두 좋았다.
흠흠... 저 나이에(나이 모름) 저런 얼굴과 몸매라니, 사람이야!!

플라워의 노래들은... 뮤지컬스러운 노래들이긴 하지만
호소력이 좀 부족한 것 같다.
어디선가 들어본듯한 멜로디가 반복되는 경우도 많았다.
현희 님 뿐 아니라 다른 배우들의 노래도 대체로 괜찮았는데,
곡이 좀....

아쟁이었을까?(아닌가?)
국악이 섞인 음악이긴한데,
부적절한 곳에 아쟁을 켜는 경우가 있다.

솔직히 노현희 님 공연을 본 것만으로 충분한 공연이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노래 부를 때는 거의 보이지 않다가
보일락말락~ 아~일락.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점점 더 나아지길 바라는 공연이다.
일단 극 중 포인트 추가와 무대 꾸미기, 이것만 해도 훨씬 나은 공연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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