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술로먼의 하얀 동그라미 재판 후기
비가 주륵주륵 내리던 날,
비가 와서일까?
아침부터 늘어져 있다가 주섬주섬 챙겨 코엑스로 향했다.
제길, 커플들 뿐이군.
눈에 보이는 저 바퀴벌레들에게 세스코의 철퇴를 내리고 싶었다.
예전에 왔을 때도 한참 헤멨는데,
이번에도 여기저기 기웃거린 끝에 오디토리움에 도착했다.
가는 길이 아주 난장판이었는데,
결혼식이 끝난 풍경이었다
만... 깍뚜기들이 와서 망쳐버린 결혼식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산만한 모습이었다.
대기실이었을까? 조명이 화려한 방이 있었는데,
누군가와 함께 왔다면 사진 한 장 찍고 싶었을 것 같다.
저 아래 있는 커플들이 이 장소를 몰라서 다행이군.
내게 이 공연을 보여주기로 했던 사람은 늦을 것 같다는 연락이 왔다.
순간 당황했지만 티켓팅 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이 공연을 보기 전, 시놉과 캐스팅만 보고 왔다.
공연 기간도 봤어야 하는데... 제길.
학생들이 우글거렸다.
티켓 가격 VIP 10만, R 7만, S 5만, A 3만 이었던가.
당했다는 느낌이 내 후두부를 강타했지.
자기 돈으로 티켓을 산 사람이 있긴 있는 것일까?
배우들의 지인 몇몇은 샀을지도 모르겠지만...
다들 초대로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4시에 시작하기로 한 공연인데 거의 15~20분쯤 늦게 시작했다.
객석이 대부분 텅텅 비어 있어서 앞자리에서 봤지..만
실망..................
진행 역할을 맡은 배우의 실력은 나쁘지 않았다.
주인공들의 실력도 괜찮았고.
하지만 작품이 삼류였다고!
노래도 별로였고.
이건 뮤지컬도 아닌 것이 연극도 아닌 것이,
스토리가 정말 어이가 없었다.
재밌게 본 공연은 스토리 얘길 잘 안 하는데,
이건 뭐...
두 후보의 연설로 공연이 시작한다.
허경영을 표현한 기호 1번. 아이큐 430입니다를 외치고,
이명박을 표현한 기호 2번, 대운하 건설을 외친다.
DMZ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면서.
아!! 시대적 배경은 미래의 대한민국이란다.
다시 한번 6.25가 일어나서 무력통일했다나.
공연 보는 내내 거슬리던 1막. 어쩌고 하는 텍스트.
차라리 이런 내용은 보여주지 않는 게 나았을 듯 싶다.
아무튼 막이 바뀌고 총독관저에서 총독과 부인의 사치스런 생활이 나온다만...
전쟁에서 패해서 총독은 처형당한듯하고,
부인과 떨거지들은 도망친다.
여기서 부인이 아이를 놓고 가는데,
이 '귀하신 아이'를 하녀였던 여인이 데려간다.
몇 번의 고비 끝에 그 여인은 오빠였던가..
아무튼 친지를 찾아가고,
아이를 키우기 위해
징집을 피하기 위해 칭병하던 군인과 결혼한다.
아이가 어느정도 컸을 무렵,
하녀로 있을 때 정을 나누던 성문 경비가 전쟁터에서 돌아오고,
마침 이 때, 총독의 아이를 찾는 병사들이 와서 아이를 데려간다.
전 총독 부인이 유산 때문에 아이를 찾으려 한다고..
어찌저찌 재판에 이르게 되고,
너무나도 허무하게 예상했던 진행이 이어진다.
아... 길었다.
공연 중간에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부분은 딱 한 번 써먹기에 좋은 시도였다.
신선했으니까.
하지만 여러번 할만한건 아니었다.
며칠 전에 휴먼코메디에서 봤던,
노인의 행동 하나에 상당히 뜸을 들이며 조급증을 유발하는 행동은
어디 웃찾사나 개콘에 나오는 건가?
봤던 것 또 보니까 기분 참 묘하더군.
무슨 교수였던 것 같은데, 작품에 한번 나와보고 싶었나보다.
술로먼의하얀동그라미재판은 극단 느낌의 작품 발표회인듯 하다.
앞으로 이런 공연 보러 다니고 싶지 않다..
예전에 여기서 본 풋루스나 러브레터는 좋았는데 아쉽기 그지 없다.
(풋루스도 작품성은 좀 별로였던가 기억이 잘 안 난다.)
크으;;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