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오마마의 연두 연설

ailvastar 2009. 2. 25. 14:12

점심 먹으러 가야 하는데 어찌어찌 오바마 연두연설을 듣게 되었다.
앞부분 조금 못 들었는데,
끝나고 정리된 자료 보니 못 들었던 내용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거의 다 들은듯 하다.

올해 대통령 신년 연설 라디오로 듣긴 했지만,
이런 연설을 직접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듣다가 마음에 안 들었으면 그냥 밥 먹으러 갔을 텐데, 끝까지 다 들었다.

작년에 오바마가 쉽게 말한다고 들었는데 대충 알아들을만하게 말하더라.

기억에 남는 멘트가 몇 개 있다.

- 월스트리트를 위해서는 1페니도 쓰지 않겠다, 국민들, 중소기업을 위해 세금을 쓰겠다.
-2%의 고소득층을 제외한 서민들의 세금을 인상하지 않겠다.
- 교육이 중요하다. 돈 없어서 학교 그만두는 일 없게 하겠다.

이런 열설을 처음 봐서 그런지 많이 놀랐다.

명박이가 신년연설할 때는 그냥 의례적인 박수들이 나왔고,
대충 분위기도 어땠을지 라디오를 통해서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분명 어디 넓은 공터에 의자들 잔뜩 깔아 놓던가 해서 자리 만들고,
연설 전후에 분위기 메이커들이 시간 좀 잡아먹고,
말하는 중간에 정해진 타이밍에 박수를 쳤겠지.
취임사 끝나고 부리나케 사라졌을 거야.(지들끼리 인사는 했겠지.)

오바마의 연설은 뭐랄까..
한마디로 말해서 부러웠다.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우리나라에서처럼 집권당이 문 걸어놓고 회의 진행한다거나
도끼로 문을 때려 부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다.
물론 뒤에서 어떤 작업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보여지는 분위기가 그랬다는 거다.

고소득층에게 돈 더 걷고 서민들 생각하겠다는 마인드도 부러웠다.
연설 중간에 넉넉하게 농담할 수 있는 모습이 부러웠다.
(시장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밀어붙일 수 있는 것이 부러웠다.
준비된 정치적 쇼였을 테지만, 가난한 학생 데려다놓고 그 얘기 해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연설 끝나고 따뜻한 분위기로 사람들 사이를 걸어나가 사라지는 모습도 부러웠다.

오늘 연설 중 내가 본 부분에 한해서는 군대에 더 많은 지원을 하겠다는 말을 할 때 가장 오래 박수가 이어진 것으로 봐서는
미국에서는 군부가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듯 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나 같으면 저런 연설에서 자꾸 일어나서 박수 쳐야하니 힘들어서 참석하기 싫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영화에서나 접하던 정치적 행동이 어떤 것인지 대충 본 듯 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미드 Justice에서 재판장에서 어떻게 행동하면 어떤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는 것들,
아마 이번 연설에 참가한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미리 교육을 받았겠지.)

서민들 세금 안 올리겠다고 확언하는건 소비를 살리겠다는 것일 테고,
우리나라에서는 부자들 세금 깎아주고 서민들에게 뜯어먹겠다고 들이대는 것이 생각나서 씁씁했고,
일단은 기축통화국이니 정 안되면.. 정 안 되면 세금은 안 올려도 더 윤전기 좀 더 돌릴 수도 있겠지.


요즘 돌아가는 꼴이 하도 거지같아서 괜히 별거 아닌데 부러워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당연한 건데 괜히 부러워하는건 아닐까.
젠장, 오늘 같은 날은 친미, 용미, 숭미주의자들이 날뛰어도 참고 보아줄만큼 너그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