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달·포도·잎사귀 - 장만영

ailvastar 2009. 5. 21. 00:00

달·포도·잎사귀 - 장만영

순이, 벌레 우는 고풍한 뜰에
달빛이 조수처럼 밀려왔구나

달은 나의 뜰에 고요히 앉아 있다
달은 과일보다 향그럽다

동해 바닷불처럼
푸른
가을

포도는 달빛이 스며 곱다
포도는 달빛을 머금고 익는다

순이, 포도넝쿨 아래 어린 잎새들이
달빛에 젖어 호젓하구나